airbag 들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여러번 들어도 여러번 들은 것 같지 않고,
거의 5분에 육박하는 노래인데도 한 3분정도 짧은노래로 느껴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봤는데 airbag 에서 타블로 랩의 특성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래퍼들 또는 타블로의 전 작품들에서의 랩을 보면 랩가사가 비트가 반복될 때마다 분절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알기도 전에 느낀 고독이란 단어의 뜻./
세상은 쉽게 변해 매순간이 과거의 끝.
니키와 패리스 둘은 참 쌍스러워/
안정환은 재기가 힘들어 안쓰러워/
이 펀치라인 놀이 한판 뜨거워/
예를들면 이런 식이죠.
그런데 airbag에서의 가사를 보면
집에 가기 싫은 밤이면 택시 기사 아저씨가 빠른 길만 피해가.
라디오에선 말 많은 디제이가 쉽게 웃어주는 게스트와
노래는 틀지 않지, 대화가 길어져. 평상시엔 듣기 싫어서
주파수를 돌려 달라 했겠지만, 뭐, 듣고 싶은 노래도 없는데.
계속 떠들게 내 생각 음 소거를 해.
알 수 없는 말에 폭소가 이어지고, 굳은 표정이었던
기사 아저씨도 함께 웃는 것을 보니
요즘 뜨는 유행어인가 봐. 어쩌면 나만 섬인가 봐.
끝내 누군가의 신청곡이 소개돼. 한때
참 좋아했던 슬픈 노래. 저 사람도 혼자 있을까,
긴 하루가 잠시 잠드는 곳에?
-airbag 中
이런 식입니다. 들을 때도 그렇지만 볼 때도 가사의 분절이 쉽지 않습니다.
타블로의 랩을 듣지 않았다면 이걸 어떻게 비트에 맞춰 랩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형태의 랩이죠.
사실 열꽃에서 이런 형태의 랩을 보여주는게 이 곡만 있는건 아닌데요. '밑바닥에서'가 바로 그 곡입니다.
하필 내 생의 밑바닥에서 날 만나게 된 네가 웃을 때마다 가슴이 아파. 내겐 모든 게 죄책감.
혹시나 반쪽 미소 아닐까? 다른 세상 알지 못해 못다핀 미소 아닐까? 넌 괜찮다고 하지만, 괜찮음밖에 줄 수 없나봐.
또 다시 난 이 작고 창피한 빈손 내밀기 싫어서, 참 바보같이 난 네가 내민 손마저도 빈손이 되게 해.
일찍 혹은 늦게, 소식 좋은 그때 만날 수는 없었나? 햇빛 돋은 숲의 진푸름 안에서 쉴 수 있었는데,
이젠 내 먹구름아래서 나와 빗속을 걷는 내 사랑. 불쌍한 사람. 내 마음속은 이게 아닌데.
내 불행의 반을 떼어가길 바래서 너의 반쪽이 된 건 아닌데.
-밑바닥에서 中
이런 랩 스타일은 타블로의 플로우, 라이밍이 굉장히 유연해지고 자연스러워진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 자신의 마음을 최대한 솔직하게 드러내려는 노력이 물흐르는 듯한 랩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랩을 듣는다기 보다는 쓰여진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감성적이고 솔직한 가사내용과 배가되어서 훨씬 더 좋은 느낌을 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