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님의 리플에 힘입어 4편!! 이번 편은 신체시에 대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버벌진트의 모던라임즈가 나온 시기와 비교해볼만한 경향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신체시와 2000년대 초반의 랩 음악
신체시(新體詩)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통적 시가 양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실험적 시 형태이다. 신체시의 형식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 율격의 정형을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새로운 시형을 이루고자 한 ‘의식적’ 노력의 산물이었다.
둘째, 악곡으로부터의 분리를 추구했다.
셋째, 전통적 율격을 버리고 연마다 같은 순번의 행을 동일하게 맞추는 ‘기이한’ 정형을 지향했다.
눈여겨볼 점은 신체시가 ‘의식적’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의식적인 노력은 신체시를 의사정형에 빠져들게 했다. 다음은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1, 2연이다.
1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 바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 바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2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모 것도 두려움 없이,
육상(陸上)에서, 아모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언뜻 보면 이 시는 정형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연을 비교해보면 각 연에 대응하는 행의 자수를 맞추고 있다. 전통적 율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문제의식이 이런 과도기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신체시의 또 다른 특징은 악곡으로부터의 분리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전의 시는 시를 악곡에 올려 연행하는 '시가’형식이었다. 이를 부정함으로써 독립적인 ‘시’로서의 위치를 강화하고 자유로운 시형을 창안하려 했던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신체시의 특징은 하나의 지향점을 가진다. 그것은 시에서 음악적 요소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정형은 그 자체로서 운율을 형성한다. 운율이란 일정한 자극계열이 주기적으로 회귀 ․ 반복하는 것을 지각함으로써 얻어지는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시는 이러한 운율과 악곡으로부터 탈피하려는 움직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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